김춘성 조선대학교 총장 특별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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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4-20 14:32 조회6회 댓글0건본문
조선대학교 개교 80주년기념 <김춘성 총장> 초청 특별인터뷰
“사람의 힘으로 세운 80년, 미래 100년을 향한 새로운 도약”
Q1. 개교 80주년을 맞은 조선대학교의 현재를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80주년을 맞아 대학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저는 늘 한 가지 사실에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조선대학교는 국가나 재벌이 세운 대학이 아닙니다. 1946년, 광복의 기쁨과 혼란이 뒤섞인 그 시절에 이 지역 시민들이 스스로 뜻을 모아 세운 대한민국 최초의 민립대학입니다. 돈도, 제도적 기반도 부족했지만 '사람의 힘'으로 대학을 세웠다는 그 사실이 오늘의 조선대학교를 있게 한 가장 근본적인 정신입니다.
지난 80년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전쟁과 사회적 격변 속에서도 대학을 지켜낸 것은 선배 구성원과 동문들의 헌신이었습니다. 그 헌신이 쌓여 오늘의 조선대학교가 되었고, 저는 그 무게를 매일 느끼며 총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현재 조선대학교는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웰에이징, AI, 바이오 등 미래 핵심 분야에서 연구 경쟁력을 키우고 있고, 지역 혁신과 글로벌 협력을 함께 추진하는 글로컬 대학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80년을 정직하게 돌아보고, 미래 100년을 향한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는 역사적 전환점입니다.
Q2. 대학이 제시한 핵심 비전 ‘Humanity Beyond the Future’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이 비전을 처음 논의할 때, 저희가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기술이 모든 것을 바꾸는 시대에, 대학이 끝까지 붙들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였습니다. AI가 글을 쓰고, 진단을 내리고, 설계를 하는 시대에 대학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그 고민의 답이 바로 '휴머니티'였습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그 기술이 누구를 위해 쓰여야 하는지를 묻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조선대학교가 말하는 휴머니티는 막연한 인간애가 아닙니다. 기술과 학문을 인간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책임으로 연결하는 구체적인 원칙입니다. AI와 바이오 시대를 선도하되, 그 중심에 항상 사람을 두겠다는 선언입니다.
어쩌면 이것은 1946년 시민의 힘으로 대학을 세웠던 그 정신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때도 지금도, 조선대학교의 출발점은 언제나 사람이었습니다.
Q3. 글로컬대학 ‘웰에이징(Well-aging)’ 전략의 핵심은 무엇이고, 지금은 어느 단계에 있다고 보십니까.
조선대학교의 웰에이징 전략은 인간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건강하고 존엄한 삶을, 연구·교육·산업과 연계해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로 구현하는 데 그 핵심이 있습니다. 의료·바이오·AI·데이터 기반 연구 역량을 결집해 '데이터–실증–사업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혁신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전략이 구상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축적된 연구 자산이 증명합니다. 우리 대학은 2021년 질병관리청으로부터 '구강세균병원체자원전문은행'으로 지정받아, 217종 2,387개 균주를 보유·운영하고 있습니다. 구강 미생물과 전신 질환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이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분야입니다. 또한 13년에 걸쳐 약 2만 명의 데이터를 축적한 치매 정밀 빅데이터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장기 코호트 자산으로, 치매 예측·예방 연구의 실질적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화순백신특구와 연계한 펩타이드 신약 사업, 해양바이오 산업의 거점인 완도군과의 R&D 협력까지, 연구가 지역 산업과 실제로 맞닿아 있다는 점이 조선대학교 웰에이징 전략의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이제는 이 자산들을 실증과 사업화로 확장하고, 지역 의료기관 및 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쌓아가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초고령사회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조선대학교는 이미 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4. 조선대학교의 80주년 기념사업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8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이 사라지고 있다는 안타까움이었습니다. 대학을 지켜온 분들의 이야기, 빛바랜 사진 한 장, 손때 묻은 문서들, 그것들이 곧 조선대학교의 정체성이건만, 체계적으로 기록되지 못한 채 흩어져 왔습니다. 80주년은 그것을 되찾고, 미래 세대에 온전히 전해주어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기념사업은 두 축으로 운영됩니다. '기록위원회'는 80년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맡습니다. 구술 자료와 사진, 문서를 수집하고, 대학의 주요 전환점들을 후대가 참고할 수 있는 기준으로 남기는 일입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했지만, 지금껏 미뤄왔던 일이기도 합니다.
'행사위원회'는 이 역사적 토대 위에서 80주년을 축제이자 미래 선언의 장으로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기념식과 학술·문화 행사, 동문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함께 미래 100년을 그려보는 자리를 마련할 것입니다.
기록하지 않으면 잊힙니다. 그리고 뿌리를 모르는 나무는 높이 자랄 수 없습니다. 80주년 기념사업은 조선대학교가 앞으로 100년을 걸어가기 위한 단단한 토대를 쌓는 과정입니다.
Q5. 동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방대학을 둘러싼 환경은 결코 녹록하지 않습니다.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 지역 경제의 위축—동문 여러분께서는 이미 그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 현실을 함께 직시하는 것이 오히려 우리가 같은 곳을 바라보며 나아갈 수 있는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조선대학교는 위기를 앞에 두고 움츠러드는 대학이 아닙니다. 1946년,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 시민의 뜻과 손으로 대학을 세웠던 그 정신이 오늘도 이 대학 안에 살아있습니다. 그 정신의 가장 생생한 증거가 바로 동문 여러분입니다. 그리고 그 정신을 이어받을 다음 세대를 길러내는 것이 오늘 우리 대학의 사명입니다.
30만 동문 여러분께 거창한 것을 부탁드리려는 게 아닙니다. 후배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격려 한마디, 모교를 향한 변함없는 성원—그것만으로도 이 대학은 충분히 힘을 얻습니다. 동문이 모교를 자랑스러워할 때, 모교도 동문을 더욱 자랑스럽게 만들기 위해 분발하게 됩니다. 그 선순환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미래 100년의 출발점입니다.
80년을 버텨온 대학이, 이제 도약하려 합니다. 그 곁에 30만 동문 여러분이 있다는 것만으로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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